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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맛보기 1

Wet_Garden 2015. 6. 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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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우디 출장은 대략 8월 중순부터 12월 24일까지였습니다. 귀국일자만은 확실히 기억하는게 크리스마스 이브였던데다가, 귀국하자마자 무려 출근까지 했기 때문입니다;;; 거주증인 이까마를 발급받지 않는 이상 최대 60일 체류가 가능해서 10월에 잠시 귀국을 했었으니 실제 체류기간은 3개월 반 정도 되겠네요.

 

그리고 11월에는 귀국이 여의치 않았던 직원들과 함께 체류기간 연장을 위해 잠깐 두바이에도 다녀왔습니다. 두바이는... 좋더군요, 그야말로 쇼핑의 천국! 그러니까... 돈이 많으면 정말 좋습니다ㅋ 짧았던 두바이의 1박2일은 따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인 사우디 출장에 앞서 정찰하러 다녀온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 매번 갈 때마다 한 번씩 찍게 되는 인천공항의 천장.

 

때는 지난해 6월 말에서 7월 초, 2박 5일 일정이었습니다. 2박 5일인 이유는 오가는 비행기에서 2박을 하기 때문입니다. 회사방침에 따라 항공편은 인천과 제다를 오가는 대한항공 직항편이었고, 이 비행기는 인천에서 주3회 월/수/금 밤 10시10분 출발해 리야드를 거쳐 제다까지 갑니다. 사우디 제다에 도착하면 아침 6시쯤 됩니다. 귀국편 역시 제다에서 주3회 현지시간 화/목/토 11시55분 출발해 리야드를 거쳐 인천으로 옵니다. 한국에 도착하면 아침 6시쯤 됩니다.

 

▲ 시속 150km/h인 자동차로 직선주행한다고 해도 쉼없이 달려야 꼬박 이틀 넘는 거리입니다.

 

정말이지, 회사에서 선호할만한 비행스케줄입니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오전까지 일을 시킬 수 있고, 어느 쪽이든 도착은 아침에 하니 역시 오후 반나절은 일을 시킬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매번 출국할 때마다 오전에 출근해서 업무를 처리한 후 출발했고, 사우디에 입국할 때마다 도착해서 숙소에 짐 풀고 아침식사 후에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ㅠㅜ

 

▲ 인천-제다 노선은 에어버스 A330-200 기종이 운행됩니다.

 

그래도 간만의 장거리 비행이라 조금은 들뜬 기분이었습니다. 전에 곤명 갈 때 탔던 A300은 비행시간이 짧아서인지 (약3시간 반) 위 사진과 같은 멀티미디어 장치(주문형오디오비디오, AVOD)가 없었는데, 비슷한 크기인 제다행 A330에는 장착되어 있더군요. 이게 좋은 점이, 국내 미개봉작이나 최신 개봉작도 포함되어 있다는 겁니다. 마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있어 재밌게 봤습니다. 너무 재밌어서 오는 길에도 한 번 더 봤네요.

 

▲ 딱 제 취향이었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인천공항을 이륙해 고도가 안정되고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지면 얼마 안 되어 첫 번째 기내식이 나옵니다. 제가 고른 메뉴는 낚지볶음밥이었습니다만, 사실은 아래처럼 개봉 전 사진만 있어서 이게 뭐였더라? 하고 한참 고민하다 결국 검색을 통해 답을 알아냈습니다;;;

 

콩나물, 배추 등 채소가 조금 든 그릇에 즉석밥을 남고, 은박지 덮인 그릇에서 뜨끈한 낙지볶음을 덮어 쓱쓱 비벼 미역국과 먹으면 됩니다. 맛은... 맛있습니다! 적어도 제 입맛에는요ㅋ 사실 제가 입맛이 까다롭지 않고 미식가가 아니라서, 솔직히 맛에 관한 포스팅은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전 세계를 누비는 대한항공 기내식이니 평균 이상의 맛이었을꺼란 생각입니다.

 

▲ 첫 번째 기내식, 낚지볶음밥. 검색 결과 대한항공 직항편 공통 메뉴라고 합니다.

 

▲ 아직 중간쯤 지나고 있습니다. 거의 직선항로로 날아갑니다.

 

아직 중간쯤 지났을 때, 입국신고서를 미리 나눠줍니다. 영어도 함께 표기되어 있지만 각 좌석에 비치된 모닝캄 잡지에도 각 나라별 입국신고서 작성법이 자세히 나와있으므로 어렵지 않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 사우디 입국신고서. 윗부분 빨간 글씨는 "마약 소지자는 사형"입니다.

 

사우디는 철저한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마약 외에도 돼지고기, 술, 성인잡지 등 음란물의 반입이 금지됩니다. 돼지고기의 경우 스팸과 같은 통조림도 당연히 입국심사 때 걸러냅니다. 실제로 제다 공항 입국 시 엑스레이 검사에서 스팸이 걸려 그 자리에서 캔을 모두 개봉하여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을 목격하였습니다ㅋ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얘기로는 적발 시 벌금도 꽤 된다 합니다. 술의 경우에 교민들이 효모를 가져다가 막걸리를 담아 마시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이 효모도 단속에 걸리는 사례가 있다 하고, 음란물의 경우는 CD가 단속된 적이 있답니다.

 

하지만 이전 글에도 적었듯이 사우디는 중국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즉, 복불복이 심한 나라로, 예를들어 스팸의 경우 제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의 다른 손님은 아무 문제없이 가져와서 드시기도 했고, 물론 서너 개 정도로 소량이었지만요,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도 효모를 구해다가... 인샬라!ㅋ

 

▲ 한숨 자고 일어나 먹은 두 번째 기내식은 바로...

 

입국신고서를 성실히 작성하고 시차적응을 위해 한숨 자...려고 했으나, 심지어 취침모드로 실내등도 꺼줬는데! 한국시간으로는 잘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깊이 잠들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는 사이 두 번째 기내식 배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 선택한 메뉴는 오믈렛입니다. 제 기억에 닭요리와 오믈렛 중 오믈렛을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닭이냐, 달걀이냐...인가요ㅋ

 

기내식 배식이 좀 불합리한게, 제 자리가 뒷쪽이었는데 항상 앞에서부터 배식을 해오니 세 가지 메뉴 중 인기있는 메뉴는 일찍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좁은 비행기에서 동선 관리상 어쩔 수 없으니 이해는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승무원들은 품절된 메뉴라도 승객이 요청 시 앞쪽 구역에 혹시 남은게 있는지 확인하는 성의와 친절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믈렛 요리의 맛은, 어딘지 약간 심심했습니다. 소스가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감자도, 달걀도, 심지어 함께 나온 크로아상과 수박도, 모두 밀도가 높지 않은 식감인 이유도 한몫 하는 것 같고요... 아니면 양이 좀 적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바로 오므라이스, 가 아니고 오믈렛입니다. 넵, 밥은 없습니다.

 

기내식과 기내식 사이에, 혹은 두 번째 기내식이 정리된 후에 기내면세품 판매가 진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야드에 도착했습니다. 매번 사우디를 오갈 때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었는데, 매번 최소 1/3 이상의 승객이 리야드에서 내리거나 탔습니다.

 

▲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제다의 야경.

 

그리고 두 시간 가까이 다시 날아 드디어 목적지인 제다에 도착합니다. 현지시각 아침 5시.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불빛이 환하고 도로에 차들도 많고... 비행기가 도심 상공을 돌아 외곽의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거의 도시 전체를 보여주는데 넓이 또한 어마무시합니다. 서울이 605.2km²인데 비해 제다는 도심 넓이만 1,686km²라고 하니 최소 2.5배 이상입니다. 한때 사우디의 수도였고 지금도 제1의 상업도시이자 서부의 관문인 항구도시이니 그럴만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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